맛있는 이야기

[스크랩] 홍어에 대한 오해와 진실

새연아빠 2010. 7. 27. 21:15

 

 

 

▲ 흑산도홍어

 

 

질 좋은 와인이나 사케는 여운이 길다. 홍어도 그렇다. 잘 발효된 홍어의 향은 청정하다. 여운이 길다. 목넘김을 하고 나면 더욱 화안~ 해지는 박하향은 홍어가 왜 남도의 최고 진미로 대접받고 있는지 잘 말해주고 있다.

 

홍어가 부담스럽다? 십중팔구는 선입견으로 맛을 대했거나 저질 홍어를 접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저질이란 가격의 저질이 아니라 품질의 저질을 말한다. 가격이 저질이면 품질도 저질 아냐? 라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홍어는 원 재료의 질도 중요하지만 숙성의 묘를 살리는 일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독하고 암모니아내가 강한 홍어는 잡균이 침투해서 숙성과 부패가 동시에 진행된 홍어라고 보면 된다. 간혹, 전체적인 맛의 조화는 무시하고 더욱 더 톡 쏘는 홍어만 찾는 이가 있다. 부탁이다. 어디 가서 홍어 안다고 하지 마시라. 무조건 쏘는 맛만 있는 독한 홍어는 개도 안먹는다. 제대로 숙성된 홍어는 가격과 상관없이 맑은 향과 청아한 향기를 내뿜는다. 그리고 여운이 남는다. 이게 홍어다.

 

 

홍어가 그립다면 이곳!

 

味맹의 도시 부천에는 괜찮은 홍어집 두곳이 있다. 한곳은 일전에 소개해드린 낙지도(032) 667-5233). 2만원대의 가격대비 품질은 국내에서 손꼽아줄만 하다. 또 한곳은 진화장(032)666-5501)이다. 사실 진화장은 남도음식을 내놓기는 했지만 그동안 홍어는 취급하지 않았었다. 그런 진화장에서 홍어를 숙성시키기 시작했다. 진화장의 단골들이라면 왜 이제서야 홍어를 취급하기 시작했냐고 원망섞인 기쁨을 감추지 못할 것 같다.

 

그런데 역시 진화장답다. 본 고장의 산물을 올리라 해서 선보이는 고집은 홍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홍어의 그랑크뤼인 흑산도홍어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흑산도홍어

 

 

 한점을 음미하면서 동석자에게 말했다.

 

사람들이 이런 홍어를 먹으면 누구라도 푹 빠지게 되는데, 어디가서 홍어같지도 않은 것을 먹으니 홍어의 참맛을 모를 수밖에 없지”

 

그래서 음식이란 처음 입에 댈때 잘 배워야 한다.

 

 

 

 

이게 사람들이 홍어에 대해 가지는 선입견이다. 하지만 내가 맛본 이 홍어는 냄새가 없다. 아니, 홍어가 냄새가 없다니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린가? 분명 코로 느껴지는 냄새는 없는데 입속에서는 느껴진다. 그것도 처음엔 무미한 듯하지만 씹을수록 살점 속에 숨어있던 냄새가 피어난다. 그것은 암모니아 냄새가 아니라 박하향과도 같다. 그래서인지 비강을 통해 코 밖으로 새면 기분좋은 상쾌함이 느껴진다. 좋은 냄새는 맛과의 어우러짐을 통해서 드러난다. 육질은 인절미마냥 찰지다. 물렁뼈는 잇사이에서 오돌돌 뒹군다. 부드럽고 연한 식감임을 알 수 있다. 이 모든 조화는 달콤할 정도이다. 삼키고 나서야 더욱 진하게 느껴지는 풍미는 그랑크뤼 클라세 와인에서나 느낄 수 있는 여운마냥 길다. 혹, 그대가 홍어를 맛보게 된다면 절대 바로 술을 마시지 말길 부탁드린다. 10여초 여운을 즐길줄 아는 여유는 미각을 더욱 즐겁해 해주니 말이다. 그게 또 귀물에 대한 예의 아니겠는가.

 

 

 

 

 

 

 

 

흑산도 홍어..

 

 

 

 

 

날개부위

 

 

 

 

홍어명에 딱 어울리는 붉은 살점

 

 

 

 

 

 

 

 

 

 

 

 

 

 

삼합( 홍어, 묵은지, 돼지고기)

 

하지만 삼합으로 먹지는 않았다. 흑산도홍어는 삼합으로 먹기에 아깝다.

맛과 향이 돼지고기와 김치에 의해 가려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홍어는 홍어만 먹고,  고기는 김치와 함께 따로 먹었다.

 

 

 

 

 

 

 

 

 

 

 

 

 

 

삶은 게 아니라 찐 돼지고기, 생강향이 살짝 풍기다.

 

 

 

 

 

홍어를 맛보는데에는 홍어도 중요하다.

 

 

 

 

천일염을 바구니에 담고서 물을 뿌려 불순물을 제거한 후에 다시 볶아 만들었다. 고춧가루는 풍미가 좋을 걸로 봐서 상품같다.

 

 

 

 

 

자~ 이제 시식을.... ^^;

 

 

 

 

 

 

 

 

 

 

꼭꼭 씹기!    씹으면 씹을수록 맛과 향이 깨워난다.

 

 

 

 

 

동동주, 말만 동동주가 아니라 정말 위에 뜬 술만 담았다.

 

 

 

 

 

 

 

 

 

 

홍어애는 서비스 ~~ ^^; 살짝 쓴맛이 감돌아 이유를 살폈더니 참기름의 쓴맛으로 판명됨. 오리지널 참기름이다.

 

 

출처 : 맛있는 인생
글쓴이 : 맛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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