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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비오는 날의 캠핑

새연아빠 2012. 2. 9. 12:20

 

 

 

보통 사람들은 비 온다는 일기예보를 들으면 여행을 망쳤다고 생각하지만 캠핑 매니아들은 그렇지 않다.  우중 캠핑은 스노우 캠핑 못지 않은 캠퍼들의 낭만이다.  물론, 단서가 따른다.  눈이든 비든 간에 이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하지 않은 우중 캠핑은 더 이상 낭만이 아니다.  단순히 불편함을 넘어서 가족의 생사를 좌지우지 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우중 캠핑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침수로부터 안전한 캠핑 장소 확보, 방수력 뛰어난 텐트의 준비, 우중 생활 공간을 제공해주는 타프의 준비 등이다.  여기에 덧붙인다면 파전 재료와 막걸리 정도...

 

 

1. 안전한 캠핑 장소

 

집중 호우 피해가 예상되는 곳에서 캠핑을 즐기는 것은 용기가 아니라 만용이다.  특히 물이 불어나기 쉬운 계곡 인근이나 산사태의 우려가 있는 장소에서의 캠핑은 삼가야 한다.  그리고 철수에 대한 판단이 빨라야 한다.  위험한 상황에서는 모든 짐을 포기해야 할 때도 있다.  순간의 선택이 가족의 안전을 좌우한다.  전용 오토캠핑장의 경우는 대부분 큰 문제가 없지만, 이도 반드시 그러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 얼마전 장수대 오토캠핑장에서 계곡 범람으로 인해 인명 피해를 포함한 큰 사고가 난 적이 있었다.  낭만은 안전 그 다음이다.

 

맑은 날에는 별 상관 없지만, 비 오는 날에는 캠핑장의 배수 상태가 참 중요하다.  또한 동일 캠핑장 내에서도 배수가 잘 되는 장소가 있고 반대의 경우도 있다.  비 오는 도중이나 비 오고 난 후라면 배수가 잘 되는 곳과 잘 안 되는 곳을 쉽게 분간할 수 있겠지만,  비 오기 전 마른 땅에서 이를 알아보기란 쉽지 않다.  많은 경험과 사전 지식이 필요하다.  사이트의 경사도 등 우선 주변 지형을 잘 파악하여 그곳이 물길이 지나가는 자리가 아닌지, 물이 모이는 자리가 아닌지 파악해야 한다.  바닥재 또한 배수가 잘 되는 마사토 같은 재질인지 물 고임이 쉬운 진흙 바닥인지 파악해야 한다. 물길이 지나는 자리면 차라리 낫지만 물이 모이는 곳이라면 정말 대책 없다.   제일 좋은 것은 캠핑장 관리자의 조언을 얻는 것이다.  실수로 물 고이는 장소를 골랐다면 텐트를 들고 이사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2. 텐트

 

일정 수준의 품질을 가진 텐트라면 대부분 방수가 잘 되겠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실제로 얼마전 코스트코에서 대량으로 판매된 콜맨의 하계용 돔텐트(빨강색)의 경우 창문 쪽 심실링 방수 처리가 되어있지 않아서 비가 줄줄 샌다.  텐트의 재봉 부분을 방수 테입으로 마무리하는 심실링 작업은 텐트의 방수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에 대한 확인이 꼭 필요하다.  옥션 등 오픈 마켓에서 주로 판매되는 이름 없는 저가 텐트들도 방수력이 의심되는 경우가 많다.  검증되지 않은 제품은 아무래도 꺼려진다.  스스로 마루타가 되어 품질 테스트를 해볼 수는 없지 않은가.  방수력이 문제 있는 텐트라면 타프 아래에 설치하든지 비닐이나 방수포 등으로 플라이를 보강하는 방법을 써야 한다.  모양새는 좀 그러하지만 급하면 어쩔 수 없다. 

 

 

    바닥시트를 잘못 깐 경우다.  흘러내린 빗물이 텐트 바닥으로 스며들기 좋다.

 

 

더불어 텐트의 바닥 방수도 중요하다.  특히 집중 호우로 인해 바닥에 물이 고이는 상황이라면 텐트의 바닥 방수력만 믿고 버티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평상시에도 바닥의 습기, 냉기 차단을 위해 그라운드 시트(바닥 깔개)를 많이 사용한다.  제조처에 의해 정품이 판매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천막집에서 싸게 재단해서 사용한다.  방수를 위해서는 비닐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그라운드 시트는 텐트의 바닥 면적보다 살짝 작게 재단하여 - 넓다면 그냥 안으로 접어 넣어도 된다 - 텐트를 타고 흘러내린 빗물이 그라운드 시트와 텐트 바닥 사이에 고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초보들이 그라운드 시트 사용시 제일 많이 하는 실수중 하나다.  그라운드 시트가 텐트 밖으로 삐져나와 있으면 깔아주나마나다.

 

 

    헥사타프는 사이드 폴대를 높여 사용할 경우 물 고임이 발생하기 쉽다.

 

 

텐트는 입구를 타프 안쪽으로 배치하는 것이 편리하다.  비를 맞지 않고 텐트와 타프를 오갈 수 있으므로 편리하다.  렉타타프의 경우는 타프의 사이드 쪽으로 텐트 입구를 배치하고 헥사 타프의 경우는 연장 웨빙 끈이나 스트링을 이용하여 메인 폴대 하나를 텐트 뒤로 빼준다.  비오는 날, 가장 전형적인 텐트 배치 형태다.  아니면 메인 폴대와 사이드 폴대 사이에 텐트 입구를 집어넣어도 된다.  웨빙 끈이나 스트링을 이용하여 헥사 타프를 텐트 입구 위로 걸치는 방법은 보기보다 쉽다.  메인 폴대를 끼우는 헥사 타프 한 쪽 구멍에 일정 길이의 웨빙 또는 스트링을 연결하고 그 끝에 메인 폴대 하나를 끼우는 것이다.  나머지는 일반적으로 타프 설치하듯 하면 된다.  (이와 관련해서는 별도로 다루기로 한다)

 

 

 

타프 연장끈(웨빙)이 출시되어있지만, 스트링을 이용하면 쉽게 연장할 수 있다.

좌측은 펙과 연결되는 스트링 2가닥, 우측은 타프와 연결되는 스트링 1가닥이다.

 

 

 

3. 타프

 

타프가 없는 우중 캠핑은 불편이 크다.  텐트 밖으로 나오지도 못하고 하루종일 바닥에 뒹굴어야 한다.  부부 금술이야 좋아질지도 모르지만, 이것이 하루종일 지속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일단 타프가 있다면 아무리 비가 오건 눈이 오건 밖에서 생활하는 것이 가능하다.  취사와 식사, 휴식 모두가 타프 아래에서 이뤄진다.  겨울을 제외하고 타프는 캠핑 생활의 필수 장비다.  렉타(사각) 타프가 보다 큰 공간을 제공해주므로 더 편리하긴 하지만 4인 가족이라면 헥사 타프 하나로도 충분하다.  단, 점점 렉타 타프에 대한 욕심이 날지도 모른다.  특히 바람이 불어서 비가 옆에서 들이치는 경우, 큰 타프가 더 간절하다.  그러나 욕심은 끝이 없다는 것, 늘 잊지말자.

 

타프의 면적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설치하는가가 더 중요하다.  혹시 타프 구입시 플라스틱 망치나 플라스틱 펙을 받았다면 이는 과감히 버려라.  혹은 아이들 장난감으로 줘도 된다.  비바람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타프의 펙은 텐트의 펙보다 더 중요하다.  메인 폴대용 펙은 최소 30cm 이상(40cm 이상 권장)의 것으로 미군용 알루미늄 펙, 강철 펙, 아이스 펙 중 상황에 적절한 것을 골라서 사용한다.  사이드 폴대용 펙은 최소 20cm 이상(30cm 이상 권장)의 것을 사용한다.  타프용 펙은 렉타와 헥사 타프 모두 메인 4개, 사이드 4개, 총 8개가 필요하다.  렉타타프의 사이드도 메인처럼 스트링을 두 갈래로 설치하여 사이드 펙을 개당 2개, 총 8개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무른 땅에서는 스트링 사이를 벌려서 펙 2개를 박아준다.  

미군용 펙을 사용하면 더 효과적이다.

 

 

비가 오게 되면 땅이 물러서 펙이 쉽게 빠진다.  평소보다 긴 펙을 사용하고 상태를 자주 점검해야 한다.  무른 땅에는 볼이 넓은 미군용 알루미늄 펙이 좋다.  또한 스트링 하나당 펙을 두 개 사용하여 힘을 분산시켜주는 것도 좋다.  무거운 돌멩이들 들어다 펙을 눌러주는 것도 좋다.  나무에 묶는 것도 좋다.  정답은 없고, 상황에 따라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렉타타프의 경우 사이드 어닝이 매우 유용하다.  그늘 면적을 넓혀주고 프라이버시를 확보하는 것 이외에 비오는 날 타프의 기능을 더 높여준다.  특히 옆에서 들이치는 비바람을 막는데 아주 좋다.  사이드 쪽을 계곡 쪽으로 하면 계곡에서 불어오는 비바람을 어닝으로 쉽게 막을 수 있다.  어닝 아래 쪽에 부엌 살림을 배치하면 비에 젖지 않고 타프 공간이 더 넓어지는 효과도 있다.   

  

헥사타프의 경우 사이드 폴대를 설치하여 그늘 공간을 넓혀주는 경우가 많은데 비오는 날에는 사이드 폴대 일부 혹은 전부를 빼주는 것이 좋다.  특히 비바람이 세찰 경우 그러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메인 폴대도 한 단 아래로 내려준다.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특히 주의할 점은 타프 위에 물이 고이지 않게 하는 것이다.  헥사타프의 사이드 폴대를 제거하는 이유 중 하나도 그것이다.  물이 고이면 타프가 무너지거나 타프천이 늘어져서 원상 회복이 불가해질 수도 있다.  늘 확인하고 확인하라.  타프가 무너지면 장비가 젖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랜턴이 넘어지면서 화재나 화상을 입을 수도 있다.  렉타타프의 경우 사이드에 스트링을 하나 더 달아주어 물빠짐이 잘 되도록 해준다.

 

 

   타프 설치가 잘못되었을 경우 물 고임이 심하다.

 

 

4. 배수로

 

일반적으로 적은 비의 경우에는 텐트나 타프 주변에 배수로(고랑)를 굳이 확보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집중 호우 등으로 인해 바닥에 물고임이 예상될 경우 배수로를 확보할 필요도 있다.  미리 작업해도 되지만, 상황을 봐가며 배수로를 팔지말지를 결정해도 늦지 않는다.  비교적 높은 지대에서 낮은 지대로 방향을 잡고 출발점은 얕게, 점점 깊게 하여 배수가 원활하도록 해준다.  이를 위해 비옷과 야전삽은 늘 지참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빠짐이 좋은 곳이라면 배수로를 굳이 넓고 깊게 파지 않아도 된다.  살짝 길만 내줘도 쉽게 물이 흘러가기 때문이다.

 

 

 

 

 

주의할 점은, 잔디밭에서는 절대 배수로를 파서는 안 된다.  잔디밭은 물빠짐이 좋아서 굳이 팔 필요도 없을 뿐더러 잔디를 파헤치면 원상 회복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이웃 사이트 방향으로 배수로를 내서는 안 된다.  본인이야 물이 잘 빠지니 행복할지 몰라도 이웃 입장에서는 열불 터진다.  제일 중요한 것, 철수시에는 배수로를 원상 복구해놓아야 한다.  이를 소홀히 하면 캠핑장 바닥이 고르지 않게 되어 만인이 불편하다. 

 

적은 비에는 배수로를 팔 필요가 없다.  집중호우가 아닌 이상 팔 필요가 없다.  사실 1년 중 배수로 작업할 일은 한두 번 있을까 말까다.  특히 배수를 고려해 바닥 공사를 해둔 곳이라면 배수로를 만든답시고 파헤칠 경우 배수 시스템 자체가 망가진다.  비온다고 반드시 팔 필요는 없다.  괜히 부지런 떨지말고 필요하면 파라.  단, 밤새 큰 비가 예상되고 한 번 잠들면 일어나기 어려운 분이라면... 

 

 

5. 전기 안전 사고

 

캠핑장에서 전기를 따다 사용하는 경우 릴선 침수로 인해 감전 사고가 일어나기 쉬우므로 늘 주의해야 한다.  젖은 손으로 전기 제품을 만지지 않도록 유의하라.  또한 릴선 콘센트에 빗물이 들어가거나 물에 잠기는 일이 없도록 유의하라.  릴선 본체는 가급적 안전한 텐트 내에 두는 것이 좋지만, 부득이하게 실외에 둬야 할 경우 비닐 등으로 밀봉을 해야 한다.  또한 멀쩡하던 바닥도 비가 내리면 물이 흘러들 수 있다.  릴선 본체가 물에 잠겨서 누전이 된다면 부지불식간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비가 예상이 된다면, 릴선 본체를 선반 역할을 해줄 무엇인가에 올려둬야 한다.  BBQ의자도 좋고 큰 돌멩이를 주워다 올려놔도 좋다.  항상 극단적인 경우를 생각해라.  비오는 날에는 불편하더라도 가급적 전기를 멀리하는 것이 좋다.  

 

 

6. 한기

 

비오는 날에는 한 여름에도 한기를 느끼기 쉽다.  특히 야간에는 더 하다.  방한용 의류는 사시사철 준비해 다니는 것이 좋다.  비가 오면 텐트 내가 눅눅해진다.  침낭도 습기를 머금게 되어 쾌적한 숙면을 이루기가 힘들다.  전기요나 탕파를 사용하면 습기를 없애서 뽀송뽀송한 잠자리를 가능하게 해준다.  위험한 전기요보다는 탕파가 적당하다.  거실텐트에 야전침대를 사용한다면 실내에 랜턴 하나를 약하게 켜두면 실내 습도를 많이 낮출 수 있다.  더불어 어느 정도 냉기를 없애주기도 한다.  휘발유 랜턴은 간혹 연료 부족시 끄으름이 발생하기도 하므로 가스 랜턴이 편리하다.  1파운드 가스의 경우 최소 밝기로 켜두면 10시간 가까이 지속된다.  테이블 보조 조명으로 많이 사용하는 옵저버 랜턴의 경우 더 오래 사용 가능하다.  냉기 제거는 어렵지만 습기 제거에는 불편함이 없다.

 

 

7. 사이트 설치와 철수

 

캠핑장 도착시 제일 먼저 설치하는 것이 타프다.  반면 철수시 제일 나중에 해체하는 것이 타프다.  일단 설치만 해놓으면, 타프 아래에서는 아무리 비가 많이 와도 불편함이 없다.  텐트의 조립 또는 해체도 타프 아래에서 한다.  조립한 후 밖으로 끌어내면 된다.  거실가구나 주방가구의 세팅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비옷은 꼭 준비하자.

 

우중 캠핑에서는 타프와 텐트가 젖기 마련이다.  운이 좋아서 타프나 텐트를 말려서 돌아간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젖은 상태로 차에 실어야 하므로 대책이 필요하다.  대책은 간단하다.  큰 비닐 봉지에 담는 것이다.  김장용 비닐도 좋고 종량제 봉투도 좋다.  종량제 봉투야 재활용하면 된다.  젖은 타프나 텐트(플라이)는 베란다나 계단에 넣어놓고 말리거나 날 좋은 날 실외에 펼쳐놓고 말린다.  가급적 응달에서 말려주는 것이 좋다.  날이 좋으면 금새 마른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우중 캠핑에 있어서 최우선은 안전이다.  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최소한의 편의 장비다.  준비된 자만이 우중 캠핑의 낭만을 느낄 수 있다.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면 우중 캠핑은 불편함으로 가득한, 지우고픈 기억일 뿐이다.  설사 준비가 되어있다고 한들, 실제로 남들처럼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면 어쩔 수 없다.  남이 좋다고 하니 덩달아 함께 할 필요는 없다.  실제로 우중 캠핑은 보통 때보다 더 번거롭고 손이 많이 가서 불편하다.  젖은 장비 손질도 보통 일이 아니다.  내가 싫으면 싫은 거다.  담부터는 날씨 좋은 날을 골라서 다니면 된다.  그러나 운이 좋다면 우중 캠핑의 낭만을 느끼게 될 날도 곧 있을 것이다.

 

 

 

 

 

 

 

 

 

출처 : 캠핑길라잡이 하우투캠프
글쓴이 : 도라에몽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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